소설로 로망에 날개달기

키워드 글쓰기 (부부, 다이아몬스, 사진)

주눈꽃 2020. 10. 3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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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지 키워드로 스토리를 만들어 글을 써보는 훈련입니다.

 


43. 키워드 글쓰기(부부, 다이아몬드, 사진)

 

토요일 오전, 찌뿌등한 몸을 일으켜 휴일의 시작을 알리는 대청소를 시작했다. 이제 어느 정도 날씨도 풀렸고, 봄일 올 것 같으니 봄맞이 대청소를 좀 해줘야 할 것 같았다. 봄이라기엔 아직은 찬 공기가 쌩하니 코끝을 스치지만, 함께 날리는 먼지 때문에 닫을 수 없었다. 침대에 이불을 걷어 베란다에 걸어놓고 탁탁 두들겨 털어주고는 햇볕 샤워를 시켜주기로 했다. 이불을 두들기던 창밖으로 다들 봄맞이 준비를 하는지, 분리수거를 하는 날인건지 분리수거장이 복작거리는 모습이었다. 청소기를 요란하게 돌렸고, 실내용 밀걸레도 열심히 밀었다. 창밖으로 분리수거하는 이들이 보였을 때부터 내심 버릴 것들을 처분하자 싶어 옷장에 있는 옷들과 자질구레한 잡동사니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입을 옷은 없는데, 옷장은 왜 이렇게 꽉 차 있는 거야?” 라고 투덜거리던 여자는 옷장 속에서 옷을 하나 둘 꺼내기 시작했다

이건 너무 낡았네, 버려야겠다.”

, 이 옷을 아직도 갖고 있었어?”

중얼거리며 옷장 속을 뒤지던 여자의 손에 들려 나온 한 상자.

 

상자를 들고 나온 여자의 표정이 사뭇 복잡해 보였지만, 다시 넣지 않고 상자를 침대 모서리 한 쪽에 올려두고는 열어보기 시작했다.조심스레 연 상자에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자와 그 옆에 한 남자가 나란히 서 있는 행복한 모습의 액자가 있었다. 그 위에 다이아몬드 반지가 덜렁 놓여있다.

 

우리는 부부였다. 3년 전, 한 작은 아파트에서 신혼집 인테리어를 마칠 때쯤 그는 공사에 문제가 생겼다며 여자를 다급히 불렀다. 공사가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사고가 터진 모양이었다. 급히 달려간 곳에 은은한 조명과 함께 민망한 듯 쳐다보는 그가 서 있었다. 그의 손에 들려있던 반지. 그 반지를 끼워주며 했던 평생의 약속을 여자는 아직도 기억하지만, 이제 그는 여기에 없다. 슬픈 눈으로 그녀는 그 반지를 한 없이 만지작거렸다.

 

(원고지 5.4)

2017.03.05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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