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왜 날씨가 맨날 이래?” 머리와 옷가지가 휘날리는 부산역 앞. 태어나서 부산 여행은 두 번이지만 매번 갈 때마다 비가 왔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행이었는데 왜 매번 비가 오는 걸까. 어딜 가든 큰 맘 먹고 집을 나서는 날이면 대부분 비가 왔다. 심지어 신혼여행으로 갔던 하와이에서도 비를 쫄딱 맞으며 돌아다녔으니까. 그래서 내 주변의 지인들은 나를 보고 비를 몰고 다닌다 했을 정도. 친구와 처음 부산을 갔던 날은 날씨가 나쁘지 않았다. 3박 4일로 떠났던 여행의 막바지에서 특히나 가장 기대했던 바닷가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강풍이 부는 바람에 우산도 쓸 수 없는 지경이었다. 낮에는 덥고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던 9월의 어느 날 우리는 그 비바람에 바다의 경치를 감상하기에 너무 추웠다. 해운대 해수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