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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에세이 6

음주에세이<술 못하는 애주가> 술이 나를 결혼시켰다.

음주에세이 “남편하고 어떻게 만나신 거예요?” 결혼한 사람들에게 사람들은 종종 이런 질문을 한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상황에 따라 두 가지의 대답을 한다. 어른들이거나 나의 개인적인 부분까지 알려주기엔 조심스러운 분들, 그리고 술을 잘 마시지 않는 분들에게는 “같은 회사 다니면서 만났어요.” 개인적으로 친하거나 스스럼없이 나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들, 그리고 술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술 마시면서요.” 라고 말한다. 둘다 맞는 말이다. 회사에서 우리는 처음 만났다. 1년 정도의 시간 동안 한 회사에 다니면서 함께 회식하곤 했지만 알고 지내는 회사 동료 사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1년 동안 아무런 사이도 아니었는데, 갑자기 연인으로 발전하면서 결혼까지 하게 된 이유는 바로 ‘술’ ..

음주에세이 <술 못하는 애주가> 내 동생은 술친구

나에겐 3살 터울의 남동생이 있다. 어릴 때는 까불거리며 부모님을 웃기는 통에 개그맨이 되려나 했는데 지금은 평범하게 회사를 다니고 있다. 술을 너무 좋아하는 아버지 때문인지 동생은 오히려 술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다.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도 술을 마시지 않을 정도였다. 술이 쓰고 맛 없는데 왜 마시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럴때면 나는 “인생의 쓴맛을 보면 이 술은 달디 달다”며 어른 흉내를 내곤 했다. 그렇게 말하면 부모님이 어이없어하며 웃어주었기 때문에 우스갯소리로 했던 말이었지만, 정말 술이 달 때도 있었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오랜만에 집에 내려 갔더니 6병짜리 묶음으로 파는 소주세트가 냉장고 옆에 떡 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엄마, 아빠 술 끊었다 하지 않았어?” “응~ 끊었어~” “근..

음주에세이<술 못하는 애주가>이제 그만

술집들이 빽빽히 들어선 일명 먹자골목에 꼭 하나씩 있는 그것, 바로 인형뽑기. 요즘은 인형뽑기 기계들만 따로 모아 둔 뽑기방이 따로 있을 정도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길거리에 간간히 보이는 게 다였다. 그때도, 지금도 나는 여전히 인형뽑기를 즐겨 하지 않지만 인형뽑기 기계를 볼때마다 생각나는 이들이 있다. 20대 중반에 친한 회사 선후배들과 정말 또래 친구들처럼 모여 놀곤 했었는데, 그때마다 자주 가던 술집 골목이 있었다. 하루는 닭발집에서 여자선배 한 명과 오빠 A,B와 함께 한 잔 하고 있었는데, 일행 중 오빠 A와 B가 화장실에 간다더니만 시간이 지나도 안 오는 게 아닌가? 남자화장실에 찾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 선배랑 같이 얘기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뒤, 나타난 A오빠가 손에 들고 있는 ..

음주에세이<술 못하는 애주가> 술 덜 먹기 스킬 대방출!

술 덜 먹기 스킬 대방출! 연말연시에 회식이 잦은 직장인들에게는 매일 술 먹는 게 참 고역이다. 연말이면 팀별 회식, 직급별 회식, 지역별 회식, 부서별 회식 등등 참 다양한 핑계들도 모여든 회식 일정들. 어느새 사무실의 탁상달력이 빼곡해진다. 심지어는 같은 날 여러 군데의 회식으로 선택의 기로에 서서 갈등을 하기도 한다. 다음 날 피로할 내 간을 위해서 오늘은 좀 술을 덜 먹고 싶다! 하는 날이 있을 때 활용하기 좋은 ‘술 덜 먹기 스킬’을 대방출 하려고 한다. 자리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술권하기 좋아하고 분위기 만드는 바람잡이 역할을 도맡아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최대한 멀리 앉거나 같은 라인에 앉아라. 그런 분 맞은 편에 앉는다면 눈에 뜨기 십상이다. 표적이 되지 않도록 바로 옆옆자리나 살짝 옆사..

음주에세이 <술못하는애주가> 악쓰는 계란말이

악쓰는 계란말이 나: 뭐라고? 아 쫌 크게 말해봐.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함께 가는 술집은 절대 시끄러워서는 안 된다. 경험상 무조건 비교적 조용한 곳으로 가기를 추천한다. 쓸데없이 논리적인 이유를 3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첫째, 근황 토크가 어렵다.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서 할 이야기가 전혀 없다면 시끄러운 술집이든 음악이 쿵쾅거리며 춤을 추는 곳이든 어딜 가든 상관이 없다. 하지만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근황은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 둘째, 안주의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사방에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소리가 귀가 아프게 웅성거릴 때는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맛이 있는지 맛이 없는지 잘 모른다.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는 다는 말이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닐까. 정..

음주에세이 <술 못하는 애주가> 건배를 피하고 싶었어.

건배를 피하고 싶었어. 회식은 사회생활의 연장선이라고들 말한다. 상사와 선배들과 함께 식사와 술 한 잔을 곁들이며 업무의 고단함을 푸는 시간이고, 직원간의 업무 단합을 위해 친목을 다지는 자리가 된다. 대부분은 법인카드로 결제를 하는 공짜 술을 마실 수 있는 시간이다. 술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돈 굳었다며 쾌재를 부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도 직장 다니며 회식하는 날을 그리 좋아하진 않았다. 공짜로 술을 마실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공짜로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긋한 상사분과 함께 하는 회식에서는 꼭 중간에 바람잡이를 하는 A같은 분이 한 분 계신다. A : 자자, 주목~! 오늘도 다들 근무하시느라고 수고하셨습니다. 올 상반기 마무리 잘 했고, 남은 하반기에도 좋은 성과 있길 바라면서~ 이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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