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실 해질녘 6시 즈음, 한 낡은 의료원의 입원실. 8인에서 10인까지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크기이다. 빈 침대는 깔끔하게 하얀 시트가 깔려있다. 각 침대마다 커튼을 칠 수 있게 되어 있었지만 다들 커튼 치지 않은 상태다. 나이가 지긋하고 몸집이 작은 할머니들 2~3명이 몇 명 병실에 누워 있었고, 다함께 TV드라마를 보고 있는 중이었다. 병실 창가 쪽 가운데에 비치된 작은 TV였지만, 소리를 크게 켜고 다들 집중하고 있다. 병실 밖으로 왔다갔다하는 이는 드라마를 보지 않는 중년 남성의 아저씨뿐. 담배를 피우는 건지 링겔이 달려있는 거치대를 끼익 거리며 밀면서 종종 병실 밖으로 나갔다 오곤 한다. 그 곳에 10살 남짓 해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가 들어섰다. 보따리 가방을 든 중년 여성이 아이의 엄마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