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글쓰기를 접해보는 것을 3월 목표로 정했고, 그 첫번째 주제는 시나리오를 써보기입니다.
대본은 써본 적이 없어, 드라마 대본집 <그들이 사는 세상>을 참고하여 작성하였고
신민아, 이제훈 배우 주연의 드라마<내일 그대와>를 직접 보면서 대본을 써봤습니다.
써보니 재밌기도 했지만, 영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참 어렵더군요.ㅠㅠ
대본으로 작성한 부분 만큼 드라마를 편집해 잘라서 같이 올려봅니다.
얼마나 비슷하게 잘 썼는지 체크하면 좋을 것 같아서요.
다만 아래 영상은 저작권 문제 발생 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내일 그대와_E07.170224 방송 편집분(13:54 분량)
씬1.
1, 병원 로비
병원으로 뛰어가는 소준. 엘리베이터 버튼을 다급히 누르는
2, 병실 복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급히 내린 소준, 두리번거리며 복도를 뛰어 병실에 멈춰 선 후 소준이 문을 연다. 병실에 있던 소리가 ‘오셨어요~ (마린에게) 난, 나가 있을게’라고 말하는 소리. 말없이 가볍게 목인사하며 퇴장
소준 : (숨찬 듯 고르며) 어떻게 된 거야. 어디가 얼마나 아픈 건데
마린 : (곁눈질하여 머뭇거리는 말투로) 하루 이틀 지나고 퇴원하면 된대. 별거 아니야.
소준 : 사람을 왜 이렇게 걱정시켜. 아프면 연락을 했어야지
마린 : (소준을 똑바로 쳐다보며) 너도 외박했잖아. 너는 되고 나는 왜 안 돼
소준 :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아니, 이거랑 그거랑 같아?
마린 : 나는 네가 가족 같지가 않아. 그냥 힘들면 감춰야 될 것 같애. 니가 나한테 그러니까. 문득 문득 딴 사람 같고. 하.. 내가 널 다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하나도 모르겠고. 그냥 내꺼 같지가 않아.
소준: (눈물 흘리며, 미안함) 내가 전혀 의지가 안 된단 말이네?
마린: (한숨 쉬고) 내가 뭘 잘못한 건지 모르겠어. 그냥 결혼을 너무 급하게 한 건가.. 너한테 평생을 걸었는데 내가 실수 한 건가. 자꾸 무섭고 두려워.
소준: (눈물 닦으며) 니 잘못 아니야.
마린 : 내가 유별난 걸 수도 있겠지. 그럴 수도 있겠지. (눈 감고) 근데 미안한데, 나 혼자 있고 싶어. 너 가.
쭈뼛거리며 무거운 발걸음을 돌린다.
씬2.
1, 소준의 회사 사무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기둥,
기둥 : (화난 듯 짜증내며) 너 어디야. 회의를 그렇게 하고 나가버리면 어떡하냐.
2, 지하철 역사
지하철 탑승하러 가는 소준. 인파 속에서 통화하며 걸어가고 있다. 기운 빠진 듯한 모습.
소준 : 나 지금 남영역인데
기둥 : 너 지금 저세상 가게 생겼어?
소준 : 뭐 좀 알아볼려고
기둥 : 뭐를?
소준 : 아, 몰라~ 뭐든. 마린이랑 언제쯤 화해하나. 기둥아, 내가 지금 너무 한심한가.
기둥 : 잘 아네.
소준 : 그래, 끊자.
3, 지하철 역사
소준이 전화를 끊고, 지하철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갑자기 마음은 바꾼 듯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지하철 문 열리고 사람들 타는 모습 사이로 대조되는 그림.
씬3.
1, 마린의 병실
소리가 마린의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있다. 병실 테이블 위에는 배달 음식이 깔려 있는 모습.
소리 : 기가 팍 죽어 가지구, (소준의 흉내를 내며) ‘마린이한텐 제가 지금 스트레스에요’ 이러면서 가는데 되게 짠하더라구.
마린 : (테이블 위에 음식을 젓가락으로 뒤적거리며, 별 관심없는 듯 행동하며) 괜히괜히 불쌍한 척 하는 거야.
소리 : 너도 차암~ 어지간하다. 아니, 왜 그러는데~ 이유라도 말해줘야, 같이 씹든.
마린 : (말 자르며) 됐어~ 먹고 힘낼거야. 쭈구리처럼 우울하게 있기 싫어.
2. 말 끝나자마자 쌈 싸서 한 입 넣는다. 동시에 병실 문 열리는 소리.
3, 열린 병실문 밖에서 소준의 뒤에서 병실을 바라보는 모습, 마린이 소준을 보고는 놀래서 켁켁 거린다. 소리도 문 쪽 돌아보는
소준 : (놀라며) 아, 밥.. 먹고 있었어? (살짝 미소, 다행인) 잘 먹네. 천천히 먹어. 나 앞에 있을게.
문을 닫는다.
4, 마린의 병실
소리 : 야 괜찮아?
마린 : (음식 때문에 웅얼거리며) 안 괜찮아~
소리 : (허둥지둥 등 두드려주고, 물을 따라주며) 야, 물. 못살아 진짜루~. 왜 그때 들어오니. 아잇, 빨리
씬4
1, 복도
병실 맞은편 복도에 서 있는 소준. 병실 문 앞에 서 있는 마린.
소준 : 들어가서 더 먹어.
마린 : (민망한 듯) 겨우 첫 끼 먹은 거야. 그때 딱 들어와가지구.
소준 : 그래, 그래 보이더라. 얼굴 살 쏙 빠져갖고.
마린 : 살라고 먹은 거야. 죽을 거 같애서.
소준 : (미소) 잘했어.
마린 : 자꾸 이렇게 오지 마.(뒤돌아)
소준 : 뭐 더 먹고 싶은거 없어?
마린 : 나 진짜 입맛 없다니까.
소준 : 그래도 먹고 싶은 거 하나는 있을 거 아니야. 말만 해. 뭐든 사다줄게
마린 : (돌아보며) 뭐든지?
소준 : 어
마린 : (잠시 생각하다) 그럼 산딸기 구해와.
소준 : 알았어
마린 : 야. (웃으며) 진짜 농어촌 모르네. 그거 가을에 못 구해. 먹을 걸로 이렇게 대충 넘어갈 일 아니니까 괜히 그런 걸로 때울려고 하지 마. 집에 가.
소준 : (마린 앞으로 걸어가서) 사다줄 수 있어. 사다줄게 (말하고, 밖으로 향한다)
마린 : (걸어가는 소준의 뒷모습을 보며) 치, 그래라 그럼.
병실 복도를 걷다가 급히 뛰어가는 소준. 병실로 다시 들어가는 마린
씬5
1, 마린 병실, 낮
산딸기 바구니가 병실 테이블 위에 놓여진다.
마린 : (놀란) 이걸 어디서 구했어?
소준 : (숨찬 듯) 그냥. 조금 멀리 갔다 왔어.
마린 : (살짝 감동) 고마워. 잘 먹을게.
소준 : 뭐.. 또 먹고 싶은 거 없어? 먹는 걸로 풀릴 일 아닌 거 아는데. 그래도 일단 잘 먹어야 한다니까.
마린 : 도다리 쑥국? 자연산으로.
소준 : 알았어. (급히 돌아선다.)
마린 : 그건 진짜 못 구해. 그거 봄에만 파는 거래. 자연산은.
소준 : 조금만 기다려(가고)
마린 피식 웃는다. 산딸기 먹으며 ‘으음~’ 감탄. 웃음.
2, 마린 병실, 낮
도다리 쑥국이 병실 테이블 위에 놓여진다.
마린 : (놀란) 이건 어디서 났어?
소준 : (뿌듯한 미소) 자연산이야.
3, 마린 병실, 낮.
창가의 프리지아 꽃다발. 마린이 꽃다발을 들며
(N) 마린 : 프리지아? 봄꽃인데?
(N) 소준 : 니가 제일 좋아하는 꽃이잖아.
4, 마린 병실, 낮.
프리지아가 이미 화병에 꽂혀있는 창가에 튤립을 화병에 담아 올려 두는,
(N) 마린 : 튤립, 이것도 지금 못 구할텐데
(N) 소준 : 난 못 구하는 거 없어.
씬6
1, 남영역 지하철 사고 사망자 기리는 장소가 있는 길거리, 밤
소준 지나가다 다시 되돌아와 사망자를 기리는 곳을 쳐다본다.
2. 마린 병실, 밤
프리지아와 튤립이 있는 창가를 바라보며 침대에 앉아있던 마린. 휴대폰 진동이 울린다. 마린이 전화기를 들어 발신자를 본다. 소준의 전화, 잠시 망설이다 받는다.
마린 : 어
소준 : 아, 이 야밤에 하동벚굴은 너무 심한 거 아니야? 난 세상에 그런 게 있는 줄도 처음 알았네.
마린 : 나도 처음 알았어. 검색해보니까 그거는 가을에 진짜 못 구한대서.
3. 남영역 지하철 사고 사망자 기리는 장소가 있는 길거리, 밤
소준 : 차라리 별을 따 달래지.
마린 : 그 생각도 안 해본 건 아니야.
소준 : (웃다가, 이내 차분하게) 우리, 옛날에 지하철에서 말이야. 남영역 사고.
마린 : 어
소준 : 나… 부모님 따라 억지로 어딜 좀 다녀오는 길이었어. 사랑의 밥차 같은 거.
마린 : (놀란, 잠시 정적) 아.. 부모님이 생전에 해피니스 운영하셨던 건 들었어.
소준 : 뭐..운영이라기보다 작은 모임 같은 거였는데. 암튼, 한 달에 한두 번 거기 끌려갔었거든. 그날도 아버지께서 남은 뒷정리 좀 도와 달랬는데, 우연히 널 만났고, 나 일하기 싫어서 너 따라 내린 거야.
4, 지하철, 첫 만남 회상씬
마린 : (창피한 듯 얼굴을 가리며 작게) 내려서 확인해요. (내리고)
소준 : (당황하더니 살짝 웃음, 이내 큰 소리로) 아, 내려요~ 내가 확인시켜줄게. 누가 겁나나? (따라 내린다.)
서준의 부모님 당황스러운 듯 쳐다보며, 어머니가 ‘어디가~’라고 하는 모습.
5, 남영역 지하철 사고 사망자 기리는 장소가 있는 거리, 밤
전화하는 모습, 소준과 마린의 통화하는 모습이 화면에 잡힌다.
소준 : 붙잡았는데, 도망쳤어.
마린 : 니 잘못 아니야
소준 : 당연하지. 근데 우리 부모님 입장에서…
마린 : (말 끊으며) 아니야. 소준아, 말 하지마. 괜찮아
소준 : (울먹이며) 우리 부모님 입장에서 내 마지막 모습이 철없이 도망치는 거였을 거 아니야. 인생이 실망하다가 끝난 거잖아. 아직은 그날 일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아. 꺼내기도 싫고. 그 이후로 나한테 많은 일들이 일어났는데…(잠시 정적)
6, 남영역 지하철 사고 사망자 기리는 장소가 있는 거리, 밤
소준 : 우리 일단 만나면 안 될까? 나 지금 너한테 가도 돼?
마린 : (고개 끄덕이며, 눈물 닦는다) 빨리 와
소준 : 뭐 사갈까?
마린 : 아니, 그냥 바로 와.
소준 : 나 얼굴 보면 말 못할까봐 하는 말인데, 예전에 니가 나한테 너랑 같이 살아줘서, 그 날 같이 살아줘서 고맙다고 했을 때 정말 고마웠었어.
7, 남영역 지하철 사고 사망자 기리는 장소가 있는 거리, 밤
전화 끊으며, 미소를 지으며, 그리고 보이는 서준의 부모님 사진.
8, 마린 병실, 밤
병실에서 마린 웃으며 눈물을 흘린다.
9, 밤 거리
미소 지으며 달려가는 소준.
10, 병원 욕실
마린 세수하는 모습. 울지 않은 척 한다.
11, 병원 로비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병원 밖으로 향하는 걸음. 뛰어오는 큰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화면 밖에서 들리는 소준의 목소리
소준 : 송마린!
마린 뒤돌아본다. 소준이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고, 마린 앞으로 걸어간다. 마주보고 웃는 두 사람. 소준이 다가가 마린을 끌어안는다. 소준의 미소 보이며 엔딩.
(원고지 32.1장)
2017.03.25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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