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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8. 우리 가족의 첫 캠핑

주눈꽃 2020. 10. 18.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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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의 첫 캠핑



“애들아 빨리빨리 준비해~ 양말 꼴등으로 신은 사람 놓고 간다~”
눈뜨자마자 아침부터 전쟁이었다. 전날 텐트랑 침낭은 차에 실어뒀는데, 아이스박스에 먹을 재료들 좀 담고, 첫째와 둘째를 씻기고 옷 입히고, 나갈 준비하다보니 어느새 2시간은 훌쩍 지난 것 같다. 우리 오늘 안에... 캠핑 갈 수 있겠지?

차에 모두 싣고(?) 출발하자마자 쫑알거리던 애들은 금세 잠이 들었고, 근처 카페에 들러 커피만 얼른 테이크아웃해서 다시 차에 탔다. 따끈한 커피를 나눠 마시면서 경기도 인근의 한 캠핑장에 도착했다. 도착하면 더 바쁜 게 캠핑이 아닌가? 차를 주차하고 짐을 다 옮긴 후, 적당한 자리에 오빠가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애들에게는 “너무 멀리 가면 안 돼~” 라고 말하고는 오빠가 텐트 치는 걸 거들어줬다. 작은 짐들을 옮기고, 의자와 돗자리까지 펼쳐두니, 이제야 좀 쉴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어느새 점심시간을 훌쩍 넘겼고, 애들이 허기질 시간이다. 간단히 챙겨온 것들을 펼쳐 요리를 했다. 오는 길에 간단히 사올 걸, 잘못 생각했다 싶었다. 여기까지 와서 텐트치고 준비하느라고 너무 지쳐서 점심은 간단히 먹고는 잠시 쉬었다가 저녁에 맛있는 걸 해먹기로 했다.

캠핑은 역시 자연을 벗 삼아 좋은 경치에서 먹고, 마시는 일. 아이들은 밖에 나와서 너무 신나서 배고픈지도 모르더니, 내가 볶음밥을 하니 맛있는 냄새를 맡고는 와서 알짱거리기 시작했다. 볶음밥에 넣을 햄을 살짝 익혀 포크로 찍어서 하나씩 손에 들려서 달래놓고는 남은 음식을 준비했다. 오빠도 텐트 다 치고 나서는 진이 다 빠진 듯 잠시 누워서 쉬고 있었다. 초간단 볶음밥으로 심폐소생을 해주고 나니, 좀 살겠다.


아이들은 알아서 장난감으로 놀고, 또래들 만나서 놀더니만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깔깔거린다. 나는 다시 커피를 끓이고, 오빠는 누워서 영화를 한 편 보기 시작했다. 하, 이제 조금만 쉬자. 조용한 음악을 틀고, 뛰노는 아이들을 힐긋 거리다가 가져온 책을 한 권 꺼내 읽기 시작했다.


(원고지 5.7장)

2016.12.22씀


 

해당 글은 글쓰기 연습을 위해 가상으로 미래의 모습 상상해서 쓴 습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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