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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14. 지금 현재 가장 가지고 싶은 것

주눈꽃 2020. 10. 24.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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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재 가장 가지고 싶은 것?



한 번 보면 잘 잊지 않는 기억력. 공부를 하다 보니 들으면 까먹고, 공부해도 금방 외워지지 않는 것들이 나를 힘들게 했다. 외워도 돌아서면 까먹는다는 말이 실감하는 시간을 보냈다.


세상에는 참 외워야 할 것들이 많다. 나는 머리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충분히 노력형으로 인정받아왔다. 아무리 노력해도 금세 이해하고 하는 것은 어려웠다. 시간을 쏟아야했다. 그리고 난 그렇게 노력해서 할 수 있는 게 뿌듯하고 좋았다. 내가 하니까, 되네.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 어린 나이에도. 받아쓰기 100점을 맞아도 그렇게 좋아했다. 부모님은 당연하게 생각해서 서운하기도 했다. 당연히 받아쓰기는 100점 받아야지라고 생각했겠지만, 나는 내가 노력했다. 잘하고 싶었기 때문에.


내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라는 걸 부모님도 알고 있었다. 나도 그래서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여기저기 학원이 생기면 보내달라고 떼를 쓰곤 했다. 피아노도 미술도 배우고 싶다고 했다. 그럴 형편이 아니란 걸 알았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나를 가르쳐 주면 금세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중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면서 정말 학교에서는 대학을 위한 입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수학처럼 뭔가를 응용해서 풀어야하는 문제가 참 어려웠다. 그냥 연도별로 외워서 푸는 사회과목을 오히려 더 좋아했던 아이였다. 암기엔 그래도 나름 자신 있다 생각했는데, 스물아홉의 나는 이제 더 이상 잘 외워지지가 않는다. 내 노력의 문제일수도 있다. 하면 할 수 있는데, 괜히 부리는 엄살일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히 공부를 안했던 시간들 동안 내 공부머리는 많이 삐걱거리고 있던 것 같다.


요즘은 <1년 만에 기억력 천재가 된 남자>, <파란펜 공부법>, <꼼수 공부법> 등 공부하는 방법에 관련된 책이 눈에 들어온다. 굳어버린 내 머리를 되살리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흘러간 시간만큼은 아니겠지만, 다시 삐걱대다 천천히 라도 돌아가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싶다.




(원고지 5.5장)

2017.1.16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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