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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19. 아침형 인간 되기 연습

주눈꽃 2020. 11. 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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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형 인간 되기 연습

 

지난주에 7시 30분에 기상하기를 목표로 세웠다. 어릴 때부터 밤만 되면 눈이 말똥말똥 하던 나였다. 굳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하는 이유가 없을 때는 항상 12시까지 자곤 했다. 그래서 아침형 인간이라는 말이 나오고 관련 책이 유행하던 때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나는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 야밤형(?) 인간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새벽 2시 혹은 4시에 잠드는 나에게는 9시에 일어나는 것도 참 힘든 일이다. 그런데 7시 반에 일어나기는 나에겐 새벽에 일어나라는 것과 같은 말이다. 누가 나에게 강제하지 않고도 내 스스로 목표를 잡고 7시 30분에 기상하기에 성공했다. 물론 힘들고 피곤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한 게 아까워서 그런지 시간이 갈수록 더 일어나기는 수월해졌다. 그만큼 피로는 더 쌓여갔지만.

 

생각해보니 내가 첫 회사에 다닐 때 주야간을 하던 ‘교대조’가 있었고, ‘주간조’라고 불리던 팀이 있었다. 난 처음 교대조로 근무를 하다가 주간조로 발령이 났다. ‘주간조’는 일반 직장인처럼 월~금 근무에 아침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했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6시 반에 나와 7시까지 출근했다. 그때도 분명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들었을 텐데, 그때 당시 내가 운영하던 블로그에 썼던 글귀가 아직도 생각날 때가 있다.

 

 

 

이 글을 내가 2009년 3월에 썼다. 이 날 새벽 출근길에 느꼈던 그 감정들을 그대로 기억하고 싶어서 퇴근 전에 작성했던 글. 그 새벽의 느낌이 마냥 싫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그때는 새벽 6시에도 매일 같이 일어났었는데 왜 지금의 나는 아침에 일어나는 게 이렇게 힘이 드는 걸까? 이런 걸 보면 난 정말로 강제형 인간인 것 같다. 나 자신과의 약속보다도 출근시간과 같은 규칙이나 남들에게 피해가지 않는 선에서는 참 잘 지킨다. 지난 일주일동안 힘들더라도 조금 일찍 일어나보니 생각보다는 많이 힘들지 않았다. 그 이불을 박차고 나오는 게 일주일 통틀어 가장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막상 일어나고 나서는 피곤해도 학원에 나가서는 뿌듯했고, 하루가 길어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었다. 일주일을 돌아보며 ‘내가 내 인생을 열심히 살았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정작 아침 일찍 일어나기를 실천하고 있음에도 잠드는 시간은 여전히 빨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평소보다 수면 시간이 조금 줄었지만,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걸 습관화하고 싶어 이번 주에도 7시 30분에 기상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이번에도 성공할 수 있기를 바라며.

 

(원고지 6.8장)

17.04.02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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