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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필리핀, 나의 첫 해외여행 - 그 두번째 이야기

주눈꽃 2020. 11. 1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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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필리핀, 나의 첫 해외여행 - 그 두번째 이야기

 

 

 

 

 

 

 

 

필리핀에 도착하자마자 버스타고 숙소로 가는길에 본 건 바로 요 특이한 차량.

지프니라고 부르는 차량이었는데 가이드가 처음에 설명을 해주었다.

 

그 당시에는 가이드가 친절하게 설명을 해줬음에도 불구하고

지프니가 공해를 일으키는 주범이라는 것과 손수 조립해서 몰고다니는거라는 정도만 기억이 난다.

 

 

 

시간도 오래 지났고, 들어도 건성으로 들었던지라 포스팅을 하기 위해 '지프니'를 검색해봤다.

 

 

지프니(jeepney)는 필리핀 사람들의 주요 대중교통 수단으로, 버스 지프의 중간 형태처럼 생겼다. 지프니에는 주로 여러 가지 색을 칠해서 다양하고 독특하게 만든다. 과거 미군이 철수하고 남은 군용 지프를 개조해 만든 것이 시초. 지프니에 승객이 많을 때는 위에 타거나 매달려서 갈 수도 있다. 필리핀 주민들은 이 지프니를 이용하여 통학하는 경우가 있다. 엔진으로는 이스즈 자동차, 미쓰비시후소트럭·버스의 엔진을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LPG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출처: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C%A7%80%ED%94%84%EB%8B%88)

 

 

 

 

 

 

 

 

 

숙소로 이동하는 중에 찰칵.

야자수도 보이고, 날씨도 한겨울인데도 매우 덥다.

그런데 여기 사람들은 간혹 긴팔을 입고 다니더라.

 

 

 

 

 

숙소는 생각보다 열악했었는데, 창가에서 보이는 뷰는 참 맘에 들었던 기억이 있다.

막혀있지 않고, 내려다보이는 이 뷰를 선호하는 것 같다.

이래서 옥탑방의 로망이 있었던거 아닐까?

 

 

 

 

 

 

내가 처음 필리핀을 갔을때는 학교에서 자매결연 맺은 학교로 2주간 어학연수 겸 가는 거였지만

사실 2주라고 해도 어학이 크게 늘지 않기 때문에 해외문화연수..정도로만 생각하고 갔었다.

 

 

첫날은 숙소에 도착해서보니 필요한 것도 있고 하니까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쇼핑몰에 다녀오기로 했었다.

첫날부터 저녁마다 3시간씩인가 몇시간씩 필리핀 튜터가 우리와 대화를 하면서 영어공부 겸 문화교류를 하기 위해 숙소로 방문했었다.

아무래도 처음 한국에서 온 사람들이라 잘 모르니까 같이 동행해주었다.

그때 방문했던 곳이 SM mall 이었던거 같은데, 난 그때 캐리어만 들고와서 짐을 넣을 빅백을 구입했었다.

생각보다 엄청 저렴해서 놀랬었는데, 잘 들고 다녔음ㅋㅋ

구경할 건 너무나도 많았지만 대화가 잘 안통하니 답답했었다.

 

처음으로 외국어를 잘하고 싶다고 생각한 건 이때였던 것 같다.

아무래도 생활에서 직접 부딪히니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겠지.

 

 

 

  

 

 

생각보다 열악했던 숙소에 충격받았던 우리는 우여곡절 끝에 잠이 들었고,

다음날 아침 처음으로 학교에 간다고 조식을 먹을때 찍었던 사진.

머리를 감을래도 필리핀 물을 쇳물같은게 나오고 한참 틀어놨다가 좀 물이 투명해진다 싶을때 냅다 감았다.

그런데 물이 다르니까 머리도 뻣뻣하기 그지없음.

렌즈를 씻고 하기도 왠지 찜찜해서 그냥 안경쓰고 학교가기로 했다.

지금 생각하면 사진이 남는데... 이런 뿔테 안경...

 

 

 

 

 

 

필리핀 숙소는 1층에 식당이 따로 있었는데,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문 옆쪽으로 음식이 뷔페처럼 쭉 진열되어 있었다.

밥과 국과 반찬들이 있었는데 거의 달걀프라이, 소세지와 햄..그 외에 이것저것..

나름 한국식으로 해주실려도 노력한 것 같았지만 어색했다.

처음에는 소세지도 좀 한국에서 먹던 소세지와 다르게 생기고 해서 숙소 음식이 입맛에 잘 맞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그나마 잘 먹는 편이었는데, 같은 방을 쓰던 동기 중 한명은 거의 현지에서 먹는 음식은 굶다시피했다.

 

 

 

한국과는 다른 문화가 있는 해외 여행의 첫 경험,

떠나기전에 좋은 것만을 상상하고 왔던

스물 한살의 우리들에게는 기대보다는 실망이 더 컸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지나고나서 생각해보면 그때의 힘들었던 시간들이

덥고, 벌레가 기어 나오고, 입맛이 맞지 않은 음식들, 빨래하기도 힘들었던 물갈이까지..

그 열악한 숙소에서의 생활마저도 나름 다 추억이었다.

 

 

처음부터 좋은 상상만을 하고 기대하며 떠났기 때문에 충격적인 모습이 가장 먼저 다가왔다.

길거리엔 바닥에 누워있는 사람이 많아 깜짝 놀랐고, 항상 구걸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겨울이었지만 난 더운 날씨에 취약한 스타일이라는 것도 나중에 알았다.

 

여행을 통해 새롭고 낯선 경험을 하며 만나는 내 모습은 참 어색했다.

그렇게 하나씩 필리핀을, 나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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