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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필리핀, 나의 첫 해외여행 - 그 다섯번째 이야기

주눈꽃 2020. 11. 16.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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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필리핀, 나의 첫 해외여행 - 그 다섯번째 이야기 

 

 

  

 

 

 

여기는 아마도 숙소로 있던 도미토리 근처에 있었던 마닐라의 한 패스트푸드점.

놀러간다고 선글라스 있어야한다고 하나 구입하려고 갔었는데 그 근처에 있던 졸리비에 방문했었다.

 

같이 방을 쓰던 한 동기가 필리핀 음식이 입에 안맞아서 식사를 잘 못했다.

그 친구 덕분에 밖에서 점심을 해결해야할 때면 거의 패스트푸드 점에서 사 먹었던 것 같다.

그때 갔던 맥도날드에서 패스트푸드점도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졸리비라는 패스트푸드점을 알게 된 계기도 되었다.

졸리비는 한국에서는 없는 곳이어서 궁금했는데, 난 면덕후라 면을 좋아한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맛있는 스파게티라고 할 수 없는데도 그때는 졸리비 스파게티에 반했었다.

나름의 추억의 장소.

 

 

백곰오빠와 함께.jpg

 

 

 

우리 과도 아닌데, (무슨 과였는지도 기억도 안난다) 푸우같은 곰같다고 우리가 좋아했던 오빠와 찍은 사진.

지금 보니까 곰같이 덩치 있거나 한 것도 아니다.

얼굴이 순한 귀염상, 얼굴이 둥글둥글하니 선해보인다.

근데 지금 생각하면 오쿠미의 외모 취향은 이런 푸근하고 착해보이는 사람인가보다.

배경은 별론데, 그래도 엄청 좋아하는 오쿠미의 표정...ㅋㅋㅋ

그나저나 이 사진이 아직도 남아있어서 가끔 대학시절이 그리울 때 오쿠미와 함께 추억을 들춰보는 사진.

 

 

 

현지인.jpg

 

이날은 또 팍상한 폭포에 간다고 외출했었는데,

점심은 뷔페식으로 되어있었지만 꽤 뷰가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옆에 강이 흐르고, 막 음식 퍼다가 먹고 있으면

옆에서 악단들이 지나가면서 노래도 부르고 악기도 연주하고 이런 곳이었다.

 

사진은 없지만, 우리 먹는 사진 뿐이다.

필리핀 음식 입에 안 먹는다고 좀 먹고 앉아서 우리 보고 놀래서 찍었단다.

내 표정은 그냥 무념무상. '손에 잡히면 먹는다' 이런느낌이라면

오쿠미는 자기 앞에 있는 접시가 이미 푸짐한데 내껄 탐하고 있다.

하.. 나를 능가하는 녀석.

 

우린 이 사진 보면서 진짜 깔깔 거리면서 웃었다.

이때가 일주일 정도 됐을 때였는데, 이미 우린 필리핀 사는 사람 같이 먹고 있다니.

멍하니 먹고 있는 내 표정이 웃기다.

 

 

 

 

 

 

 

점심을 해치우고는 남는 시간에 이렇게 강을 보니, 이미 올라가고 있는 일행들이 있었다.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겠거니..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꼭 가는 곳이라고 하네.

난 물을 무서워하지만, 꽤 신기했던 경험을 했었다. 

 

 

 

 

 

비닐봉지에 물에 닿으면 안되는 걸 담아서 작은 배를 탔다.

(교수님이 딱 정해진 팁을 주었고, 도착하기 전까지는 주지말라고 당부했다.)

이거 카약하는 듯한 조그마한 배여서 잘못하면 뒤집어질 것 같아서 부들부들.. 겁이났다.

 

팍상한폭포는 배를 타고 폭포까지 올라간다더라.

어떻게 강을 역류해서 올라가는 거지? 싶었는데, 가다보니 그 노젓는 분들 엄청 힘들겠더라.

물이 쫄쫄쫄 흐르는 계곡을 돌위에 올리고 배를 들고 난리도 아니었다.

(아, 힘두러 ~ 이러면서 팁을 요구하는 듯한 압박감도 장난 아니었음)

 

 

현지인처럼 먹은걸 후회했다.

우리는 조금만 먹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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