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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필리핀, 나의 첫 해외여행 - 그 세번째 이야기

주눈꽃 2020. 11. 1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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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필리핀, 나의 첫 해외여행 - 그 세번째 이야기

 

 

 

 

 

 

 

필리핀에서 근처 공원에 방문했던 날이었다.

수요일은 수업을 일찍 마치고 오후에 이렇게 튜터와 인근 구경을 하곤 했다.

정확히 어디였는지도 흘려 들어서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마닐라에 있는 리잘공원이었던 것 같다.

 

입고 있는 저 티셔츠는 내 것이 아니다. 근데 이 티셔츠 입고 찍은 사진이 왤케 많은지...

그때 룸메들과 함께 옷을 다 같이 나눠서 돌려 입었다.

같은 옷인데 다른 느낌으로 다들 잘 소화했던 것 같다.

남의 옷이라기엔 너무 잘 입고 다녔던 듯.

 

이 공원은 동기들과 친구들과 다같이 갔었는데

이 날 비가 잠깐 내렸었고, 단체로 비를 피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지리를 모르고 단체로 나눠서 움직였기에 담당 튜터가 인솔해주는대로 따라다니기만 했고,

당시엔 블로그가 아니라 싸이월드로 기록했기에 자세히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을 못해서 많은 내용을 적지 못해 아쉽다.

아무 생각도 없고, 준비도 없이 따라만 다닌 게 아쉬울 따름.

준비 없이 가는 여행도 여행이다.

이렇게 남겨진 사진들로만 어렴풋이 생각나는 그때의 추억들만 남아있다.

 

 

 

 

 

 

 

월화수목금 중에서 수요일은 보통 오전수업만 하고 오후에는 튜터와 함께 인근 지역 관광을 했다.

조금 걷고 걸어서 인근에 있는 어느 공원에 방문했었는데

걸어가는 중에 찰칵, 했던 사진.

리잘 공원을 검색해보면 정말 넓고 큰 공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날씨가 더운 나라이기도 했고, 비가 잠깐 오기도 했어서 공원에 있는 풀듯이 더 푸릇푸릇해 보였다.

작은 디지털 카메라를 가져가서 찍고 사진을 확인하는 모습을 친구가 찍어주었다.

 

 

 

 

이 공원에는 이렇게 말이 있었는데, 아니 말이 사람인 나보다 각선미가 죽여준다.

말이 되니?

 

말이 너무나 얌전했다.

뒤에 마차가 있어서 이용요금을 지불하면 타볼 수도 있는 것 같았지만,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공원이 아주 넓어서 마차로 공원을 돌아볼 수 있는 투어 중 하나였다.

사진은 말과 아이컨택하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필리핀 여행을 통해 알게 된 건 내가 참 말을 좋아한다는 사실이었다.

승마를 배우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오쿠미는 필리핀에서 2주간의 내 룸메이트였고 대학 동기이자 여전히 나와 가장 친한 친구다.

별명으로 10년을 넘게 불러와서 우리 부모님도 별명이 익숙한 친구.

우린 서로 다른 듯 하면서도 너무 잘 맞는다.

다른 점 중 하나가 이 사진에서도 드러난다.

난 동물을 참 좋아하지만, 이 친구는 크건 작건 동물을 무서워한다.

먹성 좋고, 잘 먹는 건 잘 맞았다.

필리핀에서도 처음에는 적응기간이 필요했지만,

나중에는 향신료가 심한 일부 메뉴 말고는 대부분 금방 적응해서 잘 먹었다.

 

 

 

 

 

또 다른 말이 큰 마차와 함께 서 있어서 괜히 옆으로 가서 찍었다.

저 너셕은 꼬리와 갈기만 초코색으로 너무 멋졌다.

마치 밀랍인형처럼 매끈했고 살아있는데도 정말 가만히 있어서 동상인줄 알았다.

 

 

 

 

 

공원을 구경하다가 한 성당을 들어가게 되었다.

성당에는 가본 적이 별로 없어서 당시엔 교회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마닐라 대성당이 아닌가 싶다.

이 날은 평일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자리를 메우다 못해 뒤에 간이의자까지 놓고 앉아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난 뒤에 서 있는 사람들 중 하나였는데,

같이 동행했던 튜터의 설명 중 알아들은 내용은

이 날이 무슨 날이라고 하면서 다들 이마에 십자가를 그리고

이 날만큼은 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나와서 단체로 기념사진 하나 찍고.

(오른쪽 노란 티셔츠가 튜터)

 

 

오래된 서원같은 곳이 있었는데, 입구에 이렇게 기념품점이 있었고

요런 커플 모자도 쓰고 사진 찍어보고.

(사진 않았다. 난 모자를 쓰고 갔으니까.)

 

 

 

 

 

모자도 안사고는 그 앞에서 또 단체 사진.

우리과 아이들과 다른과 홍일점도 함께.

 

 

그리고 올라가고 또 올라갔던 곳에서는

다들 이것저것 구경하느라 바빴지만

 

 

난 더워...

체력고갈.

그냥 그늘에 쭈구려 앉아있는

쭈구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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