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이 에세이가 된다면/여행에서 깨닫는 것들

2008년 필리핀, 나의 첫 해외여행 - 그 여덟번째 이야기

주눈꽃 2020. 11. 1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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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필리핀, 나의 첫 해외여행 - 그 여덟번째 이야기

 

 

짧은 2주간의 필리핀 이야기도 이 것으로 마지막 포스팅이다.

찍어놓은 사진도 없을뿐더러 오래된 옛 이야기라서 기억나는 일도 많지 않기 때문.

그때 당시 열심히 적었던 악몽다이어리도 몇번의 이사를 거듭하면서 잃어버린듯 하다.

열어보지 않는 어느 박스에 놓고서는 잊은 거겠지.

 

 

 

 

 

곧 떠날 필리핀을 추억하자며 다같이 맥주한잔 하러 갔던 곳이었다.

야경이 좋았고, 따뜻한 날씨에 시원한 맥주라니..

이때는 많이 마시지도 못했지만, 분위기도 분위기라 이렇게 단체로 사진도 찍어서 남겼었네.

 

저기에 찍혀있는 필리핀 튜터였던가.

우리 오쿠미한테 반해가지고 오쿠미 만나러 한국오겠다고 난리였지.

그래서 한동안 오쿠미가 기겁했었더라는..

(국경을 넘어선 짝사랑은 조금 무서웠다.)

 

 

 

 

 

학교에 어느 곳에서 이렇게 테이블에 앉혀놨는데

꽃잎으로 장식된 원탁 테이블엔 고급스럽게 물잔과 냅킨, 그리고 수료증같은게 자리잡고 있었다.

한장짜리 뭐 별건 아닌데, 그냥 여기에서 2주정도 학교 다니면서 자매결연 맺고, 수료했다는 거겠지.

딱히 수업도 많지 않았고, 무슨말인지는 그땐 몰랐지만 꽤 기초적인 영어를 가르치곤 했었다.

서로 발음이 이상하다며 디스하던 우리들과 필리핀 교수님들과도

어느새 미운정 고운정이 들어버린 것 같았다.

 

 

 

 

 

 

역시 이런거 할때는 배도 좀 채워주면서 해야지.

숙소에서도 먹기 힘들었던 마카로니 오랜만이다.

(숙소에서 마저도 한국에서 왔다고 밥,국을 챙겨줬으니..)

 

 

 

 

 

학과장 교수님이 한마디 하시고,

 

 

 

 

마닐라의 라이슘대학 교수님들도 나와서 인사하셨다.

5:5 가르마의 콧수염난 아저씨가 우리반을 담당하셨었는데

뭔가 어느새 바다표범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있었다.

바다표범 닮았다고 그렇게 지은 것 같음ㅋㅋ

스물한살, 여전히 철없었다.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한 게 너무나 아쉽다.

더 많은 것들을 기록하지 못한게 또 아쉽다.

그때 블로그를 했었다면, 지나간 추억들을 다 이렇게 남겼을텐데..

더 이상 후회하지 않으려고

늦었지만, 지금에라도 남기기 위해 가장 처음 여행겸연수의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그때의 설렘과 문화차이에서 오는 충격과 자극은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고 감동이 사라졌지만..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까 어렴풋이 기억난다.

그리고 이렇게 포스팅하면서 적다보니 이런 저런 생각도 나게 되어서 더 뜻깊은 시간이었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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