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하면 떠오르는 것. 김이 폴폴 나는 흰쌀밥, 매콤새콤하고 아삭하게 잘 익은 배추김치, 얕은 냄비에 무를 깔고 자작하게 끓여 나온 갈치조림, 달짝지근한 양념에 밥 비벼먹는게 좋았던 제육볶음,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전어구이였다. 스무살 때부터 대학교 기숙사를 시작으로 내내 자취를 하며 집에서 독립해 살았다. 매년 한 두달에 한번씩 내려가거나 바쁘면 명절에 한번 씩 내려가는 게 다였다. 9월 쯤 추석이 되면 항상 내려가는데 그때마다 전어회와 구이를 찾아 먹었다. 어릴땐 오히려 자주 먹지 않았던 건데, 사회 생활하며 숱하게 다닌 횟집들은 늦여름이 되면 어느새 전어철이라고 수족관 한가득 전어를 채워넣었다. 제철이라는 말에 집에 내려가면 시장에서 전어를 사와서 집에서 함께 먹었다. 흔히 횟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