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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11. 나의 단골카페 송커피

나의 단골카페 송커피 송커피.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있는 작은 개인카페이다. 내가 이 집의 단골이 된지도 어느새 1년이 넘었다. 카페는 개포동 작은 빌라들이 있는 골목에 위치하고 있다. 골목 깊숙이 숨어있진 않지만, 큰 길가가 아니라서 우연히 지나가다가 오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거의 근처에 사무실이나 단골들이 찾는 카페이다. 나도 이 동네에 이사 오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이 동네에 이사 와서 좋은 인연들이 참 많은데, 벌써 이사 가기 아쉬워진다.(실제로 이사는 한참 남았다. 머나먼 일) 집에서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카페라 지나가면서 처음 발견했던 것 같다. 알고만 있다가 오빠와 양재천 산책을 하고나서 카페 갈까 하던 차에 송커피가 생각이 났다. 내가 봐둔 카페가..

[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10. 헤어짐을 먼저 보는 습관

누군가와 헤어지는 게 슬프고 마음이 아파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나요? 어릴 때 시골집에서 자란 나는 많은 동물들과의 이별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마당에서 키우는 바둑이, 진돌이, 버꾸, 해리, 메리, 복실이 그 많은 이름들을 다 울면서 보내야했어요. 주말이나 방학 때, 자다가 개장수 아저씨의 트럭이 천천히 지나가면서 확성기나 테이프로 틀어두던 “개~삽니다~개~사” 란 소리가 그렇게도 듣기 싫었습니다. 매번 개장수 아저씨에게 목줄이 잡혀 끌려가 트럭에 오르는 그 모습들이 아직도 저와 내 남동생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시골 분들이라 그런지 아이들이 충격 받을 거라는 걸 상상조차 하지 못하셨겠지요. 여러 번 그 광경을 보면서 엉엉 울기도 했어요. 지금은 눈물 하나 글썽이지 않고 이렇게 담담히 말할..

[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9. 헌혈의 첫 경험

헌혈의 첫 경험 헌혈을 처음 시도했을 때는 고등학교 2학년. 혈액원에서 큰 버스를 타고 학교에 왔고, 학교 강당에서 헌혈을 한다고 줄서서 검사를 받으러 갔다. 이미 검사를 끝낸 친구들은 하나 둘 강당 바닥 여기저기에 누워 피를 뽑고 있었다. 당시 나에겐 그 광경이 상당히 괴기스러워보였는데, 마치 피난민들이 아파서 누워있는 모습이랄까. 사실 나는 피를 뽑는 걸 무서워한다. 어릴 때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아토피 때문에 팔 쪽에 핏줄이 잘 안보여서 주사바늘 꽂는데 실패한 적이 많았다. 더 아픈 손등에 주사바늘이 무섭다. 안 그래도 무서운데, 다행스럽게도 헌혈을 하기 전에 감기에 걸리거나 아픈 친구들은 할 수 없다고 했다. 무서워서 망설이던 내 손끝에 어느새 작은 침이 찔렀다. 선생님이 내 손을 잡자마자..

꾸준한 글쓰기 습관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할 것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글을 매일 쓰는 것은 어렵다. 나에게도 물론 그렇기 때문에 매일 쓰지 못하고 있다. 몇자 안 되는 글이라도 매일 쓰는 훈련을 통해서 글쓰는 습관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습관을 만들더라도 방법은 매우 다양한데, 가장 먼저 내가 고려해야할 것은 바로 나 자신의 성향이다. 내 성격을 먼저 알아야 나에게 맞는 습관 만들기 방법을 택할 수 있다. 내 성격상 어느 정도 강제성은 있어야 꾸준히 할 거라는 걸 안다. 하지만 너무 빽빽하거나 강압적인 글쓰기는 나의 흥미를 떨어뜨릴 게 분명하다. 재미없고 억지로 하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나는 재미있게 습관을 만드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렇듯 내가 원하는 습관을 위해서는 일단 나를 파악하고, 나의 성격을 고려한 습관 만들기 전..

[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7. 제주도 수학여행

제주도 수학여행 제주도 수학여행을 갔다가 목포항으로 가는 배를 탔다. 내가 탄 배는 객실이 3층까지 있던 큰 배였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아니라 다른 학교 학생들도 함께 타고, 일반인들도 모두 탈 수 있을 만큼 큰 배였다. 오후 6시쯤 출발해서 새벽에 도착하는 일정이라고 했다. 밤새 배에서 자고 일어나면 부모님이 데리러 올 예정이었다. 배 안에서는 따로 좌석이 있는 게 아니었다. 그저 넓은 방 같은 곳으로 아무데나 엉덩이 닿는 곳에 앉으면 그만이었다. 객실로 들어오는 출입구에서부터 쭉 복도처럼 이어진 곳으로는 이미 친구들이 벗어둔 신발들이 마구 뒤엉켜 있었다. 창문이 작게 나 있는 벽 쪽으로는 친구들과 나의 짐으로 가득한 가방들이 쌓여있고, 중간 중간 그 가방을 베고 누운 아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6. 나는 혼술이 좋다

나는 혼술이 좋다. ‘나는 혼술이 좋다. 하루 종일 떠드는 게 직업인 나로선 굳이 떠들지 않아도 되는 이 시간이, 이 고독이 너무나도 좋다. -드라마 《혼술남녀 》중.‘ 요즘 혼자 밥 먹는 시대를 넘어서서 이제 혼자 술 먹는 시대가 왔다. 혼자 술 마시는 것을 줄여서 '혼술'이라고 하는데, 이 단어가 나오기 전부터 나는 이미 혼술을 즐겨왔다. 내가 처음 혼술을 할 때까지만 해도 여자 혼자 술 마시면 ‘사연 있어 보인다’, ‘팔자가 처량해진다’는 등의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별로 좋은 이미지는 아니었다. 직장인 시절 선배나 동료가 ‘퇴근하고 집에서 뭐해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술 한 잔 하려고요“라고 답했고,그러면 보통 ”누구랑요?“ 라고 물어본다. ”그냥 혼자요“ 라고 대답하면, 다들 약속이나 한..

[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5. 독서실 총무의 일상

독서실 총무의 일상 아침 7시30분, 알람이 울린다. 손을 뻗어 더듬거려 휴대폰 알람을 끈다. 7시 40분, 또 울린다. 이불 속에서 기지개를 펴다가 벌떡 일어나 앉는다. 좀비처럼 터덜터덜 욕실로 걸어간다. 샤워기의 물을 틀고 더운물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양치질을 하고, 머리를 감고 나온다. 토너를 화장 솜에 톡톡톡 묻혀 얼굴을 슥슥 닦는다. 쿠션 팩트와 립만 바르면 화장 끝. 붙박이장 스르륵 열어 옷을 꺼내 입고, 거실로 나와 가방을 챙긴다. 밤새 머리맡에 충전해 둔 휴대용 외장충전기와 충전기, 아이패드를 챙긴다. 바인더와 필통, 휴대용 와이파이, 지갑까지 모두 가방에 넣은 후에야 신발을 신고 집을 나선다. 보통 8시 10분에는 집을 나서야 한다. 독서실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걸린다.. 큰..

[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4. 첫 출근의 기억

첫 출근의 기억 모든 직장인들에게는 첫 직장의 기억이 있다. 나쁜 기억보다는 좋은 기억이 더 많이 남았지만 시간이 지나서 좋은 기억처럼 남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새 학기가 맞이한 교실에 들어선 것처럼 낯설었던 분위기. 애써 비빌 곳을 찾아 방황하던 눈동자. 그리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시작하기 위해 겪어야했던 어색하고 불편한 침묵의 시간들이 있었다. 내 첫 회사는 보안·경비회사였다. 그저 방학 때 집에서 놀면 뭐하나 하는 생각에 지원했던 기숙사 있는 회사. 어떤 업무를 하는지 정확히 모르면서 ‘직원이 6천명이나 있는데 이상한데는 아니겠지.’라는 생각으로 면접을 보고, 입사를 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겁도 없는 21살이 아닌가. 첫 회사의 첫 면접을 그렇게 합격해놓고, 신입입문교육을 다녀왔다. 100명이 ..

[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1. 일기도 잘 안 쓰는데 무슨 글을 써?

어린시절 자칭 다독가였다. 아버지가 태어나고 자란 한 시골 마을에서 나도 유년시절을 보냈다. 돌아가신 할머니와 친했던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상회(슈퍼도 아니고)가 달랑 하나있는 시골이었다. 요즘은 동네마다 있는 그 흔한 놀이터도 없는 곳에서 친구네 집 뒷동산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놀았다. 초등학교 시절엔 학교가 끝나고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며 집에 가기를 미루던 기억도 있다. 어린 시절의 나는 집에 가면 심심했다. 그래서 책을 읽었다. 항상 낚시프로그램을 즐겨보던 아버지 덕분에 방학 때마다 집에 있던 60권짜리 위인전집을 다 읽고도 학교에 비치된 책과 친구 집에 있는 책들을 손에 잡히는 대로 빌려 읽기 시작했다. 덕분에 원고지에 매번 독후감 써서 모아두는 걸 나중에 한 뭉치가 되었을 때 뿌듯함을 느꼈고, 독후..

나는 작가로 살기로 했다.

언제부터 작가가 꿈이었나? 어릴 때 내가 처음 갖고 싶은 꿈을 생각해서 장래희망에 적어 냈을 때가 생각난다. 그 시절 , 등 눈물을 펑펑 쏟게 하는 소설을 감명깊게 있었다. 김하인 소설가처럼 눈물을 쏟아내게 만드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었다. 푹 빠져 보던 드라마가 있을 때는 드라마 PD나 드라마 작가를 꿈꿨다. 그 시절 밤마다 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매일 들었는데, 그 중에서도 '그 남자 그 여자'라는 코너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라디오 작가가 되고 싶었다. 좋아하는 가수 윤도현과 성시경이 나온 것도 좋았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들려주던 연인의 사연에 울고 웃고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하나? 글 쓰는 것을 좋아했지만, 잘한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책을 읽을 때마다 독후감을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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