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잘 하고 왔어?” “응~ 뭐, 그럭저럭” “왜, 별로야? 뭐했어?” “그냥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하고 헤어졌지, 뭘 뭐해~” 친구가 빵 터졌다. 한참 웃은 후에야 친구가 말했다. “야, 너 답다~” “나다운게 뭔데?”하며 식상한 청춘 드라마 대사를 질러주고는 같이 웃었다. 나 답다니? 어색함을 푸는 데는 술이 딱이지 않나? 누군가의 소개로 만나 어색한 사이에 둘이 마주보고 앉아서 스파게티를 먹는다는 게 난 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같이 조용한 곳에서 메뉴판을 보며 스파게티를 주문하고,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의 그 정적. 난 그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는 서버라도 어색해서 닭살이 돋을 것만 같다. 나의 소개팅 스타일은 항상 술이었다. 주말 저녁이든 평일 저녁이든 저녁에 만나서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하다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