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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이 에세이가 된다면 73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남인숙

책소개 더보기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출간 그 이후…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가 출간되었던 2004년 여름. 속물이 돼라, 노는 물의 수질관리를 시작하라, 외모관리를 하라, 돈 있는 여자가 아름답다, 꿈을 위해 결혼을 이용하라… 같은 20대 여자들을 위한 저자의 강변에 혹자는 꼭 이렇게 해야 성공하느냐, 너무 나쁜 여자 아니냐며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2년이라는 시간 동안 40만부가 팔려나간 지금,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는 여성 처세서들도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고, 이제 더 이상 이러한 내용들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그만큼 지금 시대의 20-30대 여자들은 자기 자신을 관리하고 자기 자신을 위해 투자할 줄 아는 명실 공히 ‘21세기 新여성’들인 것이다. 심지어는 ..

[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9. 헌혈의 첫 경험

헌혈의 첫 경험 헌혈을 처음 시도했을 때는 고등학교 2학년. 혈액원에서 큰 버스를 타고 학교에 왔고, 학교 강당에서 헌혈을 한다고 줄서서 검사를 받으러 갔다. 이미 검사를 끝낸 친구들은 하나 둘 강당 바닥 여기저기에 누워 피를 뽑고 있었다. 당시 나에겐 그 광경이 상당히 괴기스러워보였는데, 마치 피난민들이 아파서 누워있는 모습이랄까. 사실 나는 피를 뽑는 걸 무서워한다. 어릴 때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아토피 때문에 팔 쪽에 핏줄이 잘 안보여서 주사바늘 꽂는데 실패한 적이 많았다. 더 아픈 손등에 주사바늘이 무섭다. 안 그래도 무서운데, 다행스럽게도 헌혈을 하기 전에 감기에 걸리거나 아픈 친구들은 할 수 없다고 했다. 무서워서 망설이던 내 손끝에 어느새 작은 침이 찔렀다. 선생님이 내 손을 잡자마자..

[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8. 우리 가족의 첫 캠핑

우리 가족의 첫 캠핑 “애들아 빨리빨리 준비해~ 양말 꼴등으로 신은 사람 놓고 간다~” 눈뜨자마자 아침부터 전쟁이었다. 전날 텐트랑 침낭은 차에 실어뒀는데, 아이스박스에 먹을 재료들 좀 담고, 첫째와 둘째를 씻기고 옷 입히고, 나갈 준비하다보니 어느새 2시간은 훌쩍 지난 것 같다. 우리 오늘 안에... 캠핑 갈 수 있겠지? 차에 모두 싣고(?) 출발하자마자 쫑알거리던 애들은 금세 잠이 들었고, 근처 카페에 들러 커피만 얼른 테이크아웃해서 다시 차에 탔다. 따끈한 커피를 나눠 마시면서 경기도 인근의 한 캠핑장에 도착했다. 도착하면 더 바쁜 게 캠핑이 아닌가? 차를 주차하고 짐을 다 옮긴 후, 적당한 자리에 오빠가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애들에게는 “너무 멀리 가면 안 돼~” 라고 말하고는 오빠가 텐트 치는..

애주가 언니들, 한 잔 할까요? <취중취담> 홍은혜

애주가 언니들, 한 잔 할까요? 마음을 쉬고 싶을 때, 누군가와 수다 떠는 것 보다 혼자서도 더 유쾌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읽고 싶은 책이 있다. 많진 않지만 내가 읽었던 책 중에서도 그런 책이 몇 권 있었다. 이윤용 작가의 , 혼자 사는 싱글녀의 삶을 너무 재밌고, 유쾌하게 그려놓았다. 자취했던 시절이 생각나고, 혼자 사는 친구와 남자친구가 없는 싱글녀 모두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었다. 그리고 지금 난 결혼했지만, 혼자 살던 그 시절이 너무 그리울 때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그리고 다른 한 권은 지금 이야기할 또 한권의 책이다. 홍은혜 작가의 . 아이러니하게도 둘 다 라디오 작가 분들이 쓴 책이다. 한 때 방송작가를 꿈꿨던 내가 방송작가의 매력에 아직도 푹 빠져있는 것일까. 라디오를 한창 ..

[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7. 제주도 수학여행

제주도 수학여행 제주도 수학여행을 갔다가 목포항으로 가는 배를 탔다. 내가 탄 배는 객실이 3층까지 있던 큰 배였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아니라 다른 학교 학생들도 함께 타고, 일반인들도 모두 탈 수 있을 만큼 큰 배였다. 오후 6시쯤 출발해서 새벽에 도착하는 일정이라고 했다. 밤새 배에서 자고 일어나면 부모님이 데리러 올 예정이었다. 배 안에서는 따로 좌석이 있는 게 아니었다. 그저 넓은 방 같은 곳으로 아무데나 엉덩이 닿는 곳에 앉으면 그만이었다. 객실로 들어오는 출입구에서부터 쭉 복도처럼 이어진 곳으로는 이미 친구들이 벗어둔 신발들이 마구 뒤엉켜 있었다. 창문이 작게 나 있는 벽 쪽으로는 친구들과 나의 짐으로 가득한 가방들이 쌓여있고, 중간 중간 그 가방을 베고 누운 아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6. 나는 혼술이 좋다

나는 혼술이 좋다. ‘나는 혼술이 좋다. 하루 종일 떠드는 게 직업인 나로선 굳이 떠들지 않아도 되는 이 시간이, 이 고독이 너무나도 좋다. -드라마 《혼술남녀 》중.‘ 요즘 혼자 밥 먹는 시대를 넘어서서 이제 혼자 술 먹는 시대가 왔다. 혼자 술 마시는 것을 줄여서 '혼술'이라고 하는데, 이 단어가 나오기 전부터 나는 이미 혼술을 즐겨왔다. 내가 처음 혼술을 할 때까지만 해도 여자 혼자 술 마시면 ‘사연 있어 보인다’, ‘팔자가 처량해진다’는 등의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별로 좋은 이미지는 아니었다. 직장인 시절 선배나 동료가 ‘퇴근하고 집에서 뭐해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술 한 잔 하려고요“라고 답했고,그러면 보통 ”누구랑요?“ 라고 물어본다. ”그냥 혼자요“ 라고 대답하면, 다들 약속이나 한..

[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5. 독서실 총무의 일상

독서실 총무의 일상 아침 7시30분, 알람이 울린다. 손을 뻗어 더듬거려 휴대폰 알람을 끈다. 7시 40분, 또 울린다. 이불 속에서 기지개를 펴다가 벌떡 일어나 앉는다. 좀비처럼 터덜터덜 욕실로 걸어간다. 샤워기의 물을 틀고 더운물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양치질을 하고, 머리를 감고 나온다. 토너를 화장 솜에 톡톡톡 묻혀 얼굴을 슥슥 닦는다. 쿠션 팩트와 립만 바르면 화장 끝. 붙박이장 스르륵 열어 옷을 꺼내 입고, 거실로 나와 가방을 챙긴다. 밤새 머리맡에 충전해 둔 휴대용 외장충전기와 충전기, 아이패드를 챙긴다. 바인더와 필통, 휴대용 와이파이, 지갑까지 모두 가방에 넣은 후에야 신발을 신고 집을 나선다. 보통 8시 10분에는 집을 나서야 한다. 독서실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걸린다.. 큰..

[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4. 첫 출근의 기억

첫 출근의 기억 모든 직장인들에게는 첫 직장의 기억이 있다. 나쁜 기억보다는 좋은 기억이 더 많이 남았지만 시간이 지나서 좋은 기억처럼 남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새 학기가 맞이한 교실에 들어선 것처럼 낯설었던 분위기. 애써 비빌 곳을 찾아 방황하던 눈동자. 그리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시작하기 위해 겪어야했던 어색하고 불편한 침묵의 시간들이 있었다. 내 첫 회사는 보안·경비회사였다. 그저 방학 때 집에서 놀면 뭐하나 하는 생각에 지원했던 기숙사 있는 회사. 어떤 업무를 하는지 정확히 모르면서 ‘직원이 6천명이나 있는데 이상한데는 아니겠지.’라는 생각으로 면접을 보고, 입사를 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겁도 없는 21살이 아닌가. 첫 회사의 첫 면접을 그렇게 합격해놓고, 신입입문교육을 다녀왔다. 100명이 ..

<경영 일탈 정답은 많다> , 안병민

경영 일탈 정답은 많다 일반적으로 한 회사의 경영에 관한 다룬 책은 그 회사에 '성공담'만을 이야기하는 게 대부분이다. 회사가 어떻게 경영해서 성공하게 되었는지, 그 경영방식이나 마케팅 등의 성공요인만을 분석하기 때문이다. 반면, 이 책에서는 다른 회사에서는 없는 재미와 방임 마인드와 같은 요소에 대해서 주로 다룬다. 다른 회사와 다른 경영방식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물론, 성공하지 못한 회사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일본여행 하면 여행박사'라는 말이 있을 만큼 여행업계에서는 꽤 알아주는 회사라고. 이 책의 작가인 안병민 보통마케터는 여행박사라는 여행사를 직접 취재하며 가까이서 지켜봤다. 창업주와 직원들을 인터뷰하거나 직접 관찰한 것을 토대로 이 책을 썼다. 그의 느낀 점이나 그 인터뷰에서 대화했던 일부가..

[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3. 엎는 날

엎는 날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내내 집중이 잘 되지 않아 힘들었던 시간을 보낸 날이었다. 퇴근 후 집으로 와서 밀린 빨래를 돌리면서 세탁기 위에 올려두었던 세제통을 보게 되었다. 코엑스에서 사온 다우니 통이 대용량이라 평소에 사용하기 편하도록 작은 소분용 통에 나눠 담아두는데, 거의 비어 있길래 새로 담았다. 큰 통을 들어 작은 통에 부은 후, 옆에 놓아두려는 찰나에 들고 있던 큰 통이 금방 담아둔 소분용 통을 툭 쳐 버린 것이다. 둘 다 뚜껑이 닫혀있지 않은 상태여서 금방 애써 담은 내용물이 왈칵 엎질러졌다. 입구가 넓은 통이었는데 새로 담자마자 빈 통이 되어 버렸다. 엎질러진 섬유유연제는 세탁기 위에서부터 세탁기 바로 옆에 있던 창틀까지 점령하고 그 사이의 벽을 타고 내려와 세탁실 바닥까지 다우니 범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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