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전체 글 97

[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8. 우리 가족의 첫 캠핑

우리 가족의 첫 캠핑 “애들아 빨리빨리 준비해~ 양말 꼴등으로 신은 사람 놓고 간다~” 눈뜨자마자 아침부터 전쟁이었다. 전날 텐트랑 침낭은 차에 실어뒀는데, 아이스박스에 먹을 재료들 좀 담고, 첫째와 둘째를 씻기고 옷 입히고, 나갈 준비하다보니 어느새 2시간은 훌쩍 지난 것 같다. 우리 오늘 안에... 캠핑 갈 수 있겠지? 차에 모두 싣고(?) 출발하자마자 쫑알거리던 애들은 금세 잠이 들었고, 근처 카페에 들러 커피만 얼른 테이크아웃해서 다시 차에 탔다. 따끈한 커피를 나눠 마시면서 경기도 인근의 한 캠핑장에 도착했다. 도착하면 더 바쁜 게 캠핑이 아닌가? 차를 주차하고 짐을 다 옮긴 후, 적당한 자리에 오빠가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애들에게는 “너무 멀리 가면 안 돼~” 라고 말하고는 오빠가 텐트 치는..

애주가 언니들, 한 잔 할까요? <취중취담> 홍은혜

애주가 언니들, 한 잔 할까요? 마음을 쉬고 싶을 때, 누군가와 수다 떠는 것 보다 혼자서도 더 유쾌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읽고 싶은 책이 있다. 많진 않지만 내가 읽었던 책 중에서도 그런 책이 몇 권 있었다. 이윤용 작가의 , 혼자 사는 싱글녀의 삶을 너무 재밌고, 유쾌하게 그려놓았다. 자취했던 시절이 생각나고, 혼자 사는 친구와 남자친구가 없는 싱글녀 모두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었다. 그리고 지금 난 결혼했지만, 혼자 살던 그 시절이 너무 그리울 때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그리고 다른 한 권은 지금 이야기할 또 한권의 책이다. 홍은혜 작가의 . 아이러니하게도 둘 다 라디오 작가 분들이 쓴 책이다. 한 때 방송작가를 꿈꿨던 내가 방송작가의 매력에 아직도 푹 빠져있는 것일까. 라디오를 한창 ..

[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7. 제주도 수학여행

제주도 수학여행 제주도 수학여행을 갔다가 목포항으로 가는 배를 탔다. 내가 탄 배는 객실이 3층까지 있던 큰 배였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아니라 다른 학교 학생들도 함께 타고, 일반인들도 모두 탈 수 있을 만큼 큰 배였다. 오후 6시쯤 출발해서 새벽에 도착하는 일정이라고 했다. 밤새 배에서 자고 일어나면 부모님이 데리러 올 예정이었다. 배 안에서는 따로 좌석이 있는 게 아니었다. 그저 넓은 방 같은 곳으로 아무데나 엉덩이 닿는 곳에 앉으면 그만이었다. 객실로 들어오는 출입구에서부터 쭉 복도처럼 이어진 곳으로는 이미 친구들이 벗어둔 신발들이 마구 뒤엉켜 있었다. 창문이 작게 나 있는 벽 쪽으로는 친구들과 나의 짐으로 가득한 가방들이 쌓여있고, 중간 중간 그 가방을 베고 누운 아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6. 나는 혼술이 좋다

나는 혼술이 좋다. ‘나는 혼술이 좋다. 하루 종일 떠드는 게 직업인 나로선 굳이 떠들지 않아도 되는 이 시간이, 이 고독이 너무나도 좋다. -드라마 《혼술남녀 》중.‘ 요즘 혼자 밥 먹는 시대를 넘어서서 이제 혼자 술 먹는 시대가 왔다. 혼자 술 마시는 것을 줄여서 '혼술'이라고 하는데, 이 단어가 나오기 전부터 나는 이미 혼술을 즐겨왔다. 내가 처음 혼술을 할 때까지만 해도 여자 혼자 술 마시면 ‘사연 있어 보인다’, ‘팔자가 처량해진다’는 등의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별로 좋은 이미지는 아니었다. 직장인 시절 선배나 동료가 ‘퇴근하고 집에서 뭐해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술 한 잔 하려고요“라고 답했고,그러면 보통 ”누구랑요?“ 라고 물어본다. ”그냥 혼자요“ 라고 대답하면, 다들 약속이나 한..

[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5. 독서실 총무의 일상

독서실 총무의 일상 아침 7시30분, 알람이 울린다. 손을 뻗어 더듬거려 휴대폰 알람을 끈다. 7시 40분, 또 울린다. 이불 속에서 기지개를 펴다가 벌떡 일어나 앉는다. 좀비처럼 터덜터덜 욕실로 걸어간다. 샤워기의 물을 틀고 더운물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양치질을 하고, 머리를 감고 나온다. 토너를 화장 솜에 톡톡톡 묻혀 얼굴을 슥슥 닦는다. 쿠션 팩트와 립만 바르면 화장 끝. 붙박이장 스르륵 열어 옷을 꺼내 입고, 거실로 나와 가방을 챙긴다. 밤새 머리맡에 충전해 둔 휴대용 외장충전기와 충전기, 아이패드를 챙긴다. 바인더와 필통, 휴대용 와이파이, 지갑까지 모두 가방에 넣은 후에야 신발을 신고 집을 나선다. 보통 8시 10분에는 집을 나서야 한다. 독서실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걸린다.. 큰..

[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4. 첫 출근의 기억

첫 출근의 기억 모든 직장인들에게는 첫 직장의 기억이 있다. 나쁜 기억보다는 좋은 기억이 더 많이 남았지만 시간이 지나서 좋은 기억처럼 남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새 학기가 맞이한 교실에 들어선 것처럼 낯설었던 분위기. 애써 비빌 곳을 찾아 방황하던 눈동자. 그리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시작하기 위해 겪어야했던 어색하고 불편한 침묵의 시간들이 있었다. 내 첫 회사는 보안·경비회사였다. 그저 방학 때 집에서 놀면 뭐하나 하는 생각에 지원했던 기숙사 있는 회사. 어떤 업무를 하는지 정확히 모르면서 ‘직원이 6천명이나 있는데 이상한데는 아니겠지.’라는 생각으로 면접을 보고, 입사를 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겁도 없는 21살이 아닌가. 첫 회사의 첫 면접을 그렇게 합격해놓고, 신입입문교육을 다녀왔다. 100명이 ..

<경영 일탈 정답은 많다> , 안병민

경영 일탈 정답은 많다 일반적으로 한 회사의 경영에 관한 다룬 책은 그 회사에 '성공담'만을 이야기하는 게 대부분이다. 회사가 어떻게 경영해서 성공하게 되었는지, 그 경영방식이나 마케팅 등의 성공요인만을 분석하기 때문이다. 반면, 이 책에서는 다른 회사에서는 없는 재미와 방임 마인드와 같은 요소에 대해서 주로 다룬다. 다른 회사와 다른 경영방식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물론, 성공하지 못한 회사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일본여행 하면 여행박사'라는 말이 있을 만큼 여행업계에서는 꽤 알아주는 회사라고. 이 책의 작가인 안병민 보통마케터는 여행박사라는 여행사를 직접 취재하며 가까이서 지켜봤다. 창업주와 직원들을 인터뷰하거나 직접 관찰한 것을 토대로 이 책을 썼다. 그의 느낀 점이나 그 인터뷰에서 대화했던 일부가..

[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3. 엎는 날

엎는 날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내내 집중이 잘 되지 않아 힘들었던 시간을 보낸 날이었다. 퇴근 후 집으로 와서 밀린 빨래를 돌리면서 세탁기 위에 올려두었던 세제통을 보게 되었다. 코엑스에서 사온 다우니 통이 대용량이라 평소에 사용하기 편하도록 작은 소분용 통에 나눠 담아두는데, 거의 비어 있길래 새로 담았다. 큰 통을 들어 작은 통에 부은 후, 옆에 놓아두려는 찰나에 들고 있던 큰 통이 금방 담아둔 소분용 통을 툭 쳐 버린 것이다. 둘 다 뚜껑이 닫혀있지 않은 상태여서 금방 애써 담은 내용물이 왈칵 엎질러졌다. 입구가 넓은 통이었는데 새로 담자마자 빈 통이 되어 버렸다. 엎질러진 섬유유연제는 세탁기 위에서부터 세탁기 바로 옆에 있던 창틀까지 점령하고 그 사이의 벽을 타고 내려와 세탁실 바닥까지 다우니 범벅..

[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2. 카공족이 카공족을 창피해 할 때

수요일, 원래는 몇 개월 동안 독서실 총무로 일 해왔던 시간이다. 새로 구한 총무가 시간이 안 된다고 해서 수요일을 금요일로 바꾸어 근무하게 되었다. 2월부터 일,월,수,목 이렇게 4일 일 해왔는데 앞으로 그만 둘 때까지는 일,월,목,금 이렇게 요일을 바꿔 일하게 되었다. 매일 독서실에 앉아서 일하며 공부하던 시간에 집에 있으니 매우 기분이 색달랐다. 마치 벌써 금요일이 된 것 같았다. 오랜만에 단골커피인 송커피에 가서 카페 공부를 했다. 점심시간에 방문해서 손님이 많아 시끄러웠다. 얼마 전에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과 다른 손님과 시비가 붙어 싸움이 일어났다는 기사를 본 게 생각났다. 한 카페에서 그룹 스터디를 하는 학생들이 있었는데, 다른 테이블의 손님들이 이야기하는 게 좀 시끄러웠나보다. '아,엄청..

[나를 찾는 글쓰기] 에세이 #1. 일기도 잘 안 쓰는데 무슨 글을 써?

어린시절 자칭 다독가였다. 아버지가 태어나고 자란 한 시골 마을에서 나도 유년시절을 보냈다. 돌아가신 할머니와 친했던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상회(슈퍼도 아니고)가 달랑 하나있는 시골이었다. 요즘은 동네마다 있는 그 흔한 놀이터도 없는 곳에서 친구네 집 뒷동산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놀았다. 초등학교 시절엔 학교가 끝나고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며 집에 가기를 미루던 기억도 있다. 어린 시절의 나는 집에 가면 심심했다. 그래서 책을 읽었다. 항상 낚시프로그램을 즐겨보던 아버지 덕분에 방학 때마다 집에 있던 60권짜리 위인전집을 다 읽고도 학교에 비치된 책과 친구 집에 있는 책들을 손에 잡히는 대로 빌려 읽기 시작했다. 덕분에 원고지에 매번 독후감 써서 모아두는 걸 나중에 한 뭉치가 되었을 때 뿌듯함을 느꼈고, 독후..

728x90